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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작문

메모습관

2020. 1. 21.

메모습관

 

자주 메모한다. 예전에 메모광이라는 수필을 읽었다. 나와 너무 닮아 놀랐다. 메모하는 이들의 습관은 대부분 비슷하다. 메모가 갖는 성향 때문인지, 메모하는 그 사람의 성격인지 알길은 없다. 

 

가끔 세상의 모든 것을 메모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린다. 메모 강박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덜하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노트북으로 작업을 많이 해서 메모하려는 여분의 힘이 없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왜 메모할까?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없다. 나도 나를 잘 모른다. 어떤 말, 정보 등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손이 움직인다. 메모에 체화된 느낌이랄까. 항상 메모장과 펜을 들고 다닌다. 가끔 바쁘게 외출하다면 메모지난 볼펜을 놓고 오는 경우가 있다. 바쁜 일을 마치고 정신을 차렸는데 메모지와 볼펜이 없었다. 모메지가 없으면 아무 좋이나 찢어 사용하지만 볼펜이 없으면 대책이 없다. 다행히 수퍼나 문방구가 있어 허접한 볼펜이라도 사면 다행이다. 하지만 종종 그렇지 못할 때가 있다. 얼마나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았는지 모른다. 그냥 걱정이다. 메모도 집착이리라. 그다지 쓸 것도 없는데 메모지와 볼펜을 찾는 이유는 뭐란 말인가. 나란 인간도 참 답답하다. 

 

볼펜 가져가는 것을 잊고 주변에서 하나씩 사기 시작한 볼펜은 산을 이룬다. 급하게 산 볼펜들은 손에 썩 맞지 않기 때문에 두 번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인 볼펜들은 버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사용하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쌓이고 쌓인다. 내 책상에만 볼펜 꽂이 통이 세 개이고, 필기구가 거의 100개 가까이 된다. 이러다 쓸모 없으면 또 버리겠지. 메모광의 비애가 아닌다. 이곳에 버린 돈이 얼만가. 경제적 가치를 비교해도 낭비가 심하다.

혹여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는가 싶어 검색해 보니 대부분 메모와 성공을 연관시켜 자기계발적 글쓰기를 유요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메모이면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너무 비관적일 수 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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