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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작문

첫사랑을 잊지 못해, 자이가르닉 효과

2020.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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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잊지 못해, 자이가르닉 효과

 

첫 사랑, 단어만으로 충분히 설렌다. 그런데 나의 첫사랑은 누구였을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없었는지도 모른다. 짝사랑은 있었지만 첫사랑은 없었던 것이다. 첫사랑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서로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을 첫 번의 사랑이어야 한다. 그러니 서로 사랑했던 기억이 없는 것이다. 어쨌든 난 누군가를 만나 결혼했고 살아간다.

 

그런데 말이다. 사람들은 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걸까? 이 질문 속에는 하나의 전제가 있다. 그것은 첫 사랑이 미완이어야 한다는 것. 즉 양희은의 노래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어야 한다.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잊혀지지 않은 것일까? 그렇다면 첫 사랑이 아닌 다른 사랑도 이루어지지 않은 적이 많지 않은가. 그런데 왜 유독 첫사랑일까.

 

그것은 상처 때문이다. 아물지 않은 상처.

 

심리학자였던 브루마 자이가르닉. 그는 1972년 오스트리아 빈의 한 식당을 찾았다. 여러 손님이 식탁에 앉아 식사를 즐겼다. 그는 유심히 종업원을 살폈다. 다양한 주문을 하지만 메모도 하지 않았던 종업원은 모두 기억해 냈다. 놀라운 일이었다. 어떻게 가능할까? 

 

자이가르닉은 그 종업원을 불러 자신이 무엇을 주문했는지를 물었다. 그런데 의외로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기억력이 좋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직 주문을 받고 서빙할 때까지만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 후, 손님들의 주문을 잊어버렸다. 기억을 버린 것이다. 

 

호기심에 자이가르닉은쿠르트 레빈이란 학자와 흥미로운 실험을 감행한다.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시 쓰기, 구슬 꿰기, 연산하기 등의 문제를 냈다. 첫 번째 그룹은 방해 받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째 그룹은 중간 중간 방해를 받았다.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다른과제로 넘어가게 했다. 잠시 후, 두 그룹에게 과제를 기억하게 했다. 그랬더니 완성한 그룹보다 미완성한 그룹이 2배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렇다! 미완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던 것이다. 

 

난 이것을 기억의 상처라 부른다. 마음이 상처를 받고, 치유되지 않으면 절대 기억에서 지우지 못한다. 애도 마찬가지다. 마음으로 누군가를 떠나 보내지 않으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마음에서 떠나 보내야 망각된다. 그래서 우리는 잊기위해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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