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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모나미 볼펜 0.7

2020. 6. 11.

모나미 볼펜 0.7

 

사람은 저마다의 볼펜이 있다. 특히 손글씨를 많이 쓰는 사람들은 펜에 민감하다. 나는 모나미 볼펜을 거의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나미는 대부분 0.7이기 때문이다. 난 0.7이 싫다. 0.5를 쓴다. 0.2가 무슨 차이냐고 묻는다면 그는 진정으로 글쓰기는 모르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모나미 153을 싫어 하느냐. 그렇지는 않다. 종종 사용한다. 그렇지만 손에 딱 맞지 않다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찾고 찾아서 결국 젤펜을 사용한다. 

모나미는 향수다. 모나미 볼펜이 나오기 전 우리나라 문구는 볼펜다운 볼펜은 전무했다. 볼펜의 핵심 기술은 잉크가 묻어 나오는 볼이다. 당시 우리나라 기술로는 볼을 만들 능력이 없었다. 당시 관공서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년필과 펜촉을 사용했다. 몇 번 쓰고나면 잉크를 보충하는 수고와 압렵을 조절 못하면 종이가 찢어졌다.

 

1963년 볼펜이 출시된다. 우리나라 최초 유성볼펜이다. 모나미볼펜을 접한 사람들은 기겁했다. 한 편으론 너무 좋고, 다른 한 편으로 두려웠다. 인간이란 새로운 것을 접하면 언제나 두렵다. 그 두려움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언제나 그랬다. 사람들은 곧 인지하기 시작했다. 펜 잉크 공장이 연쇄부도가 날 것이다. 정말 그랬다. 모나미 볼펜의 경이로움은 보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물론 심을 모두 쓰면 갈아야 되지만 볼펜심이 그리 자주 닳지는 않는다. 수천자를 써야 겨우 닳아지니까. 그러니 쉬지 않고 글을 쓸 수 있고, 종이도 잘 찢어지지 않았다. 이 놀랍고 경이로운 기록의 도구는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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